머리카락을 잘라 버렸다.가위로 숭덩숭덩 불 꺼진 컴컴한 욕실안에서샤워기 물줄기로머리카락을 적시다 말고는뚜욱 - 뚝 떨어지는 머리물로거실바닥을 어지럽히며 걸어나와가위를 찾아들고는 잘라버렸다. 숭덩숭덩. 무거웠다.물 먹은 긴 곱슬머리가 너무 무거웠다.시간을 먹을수록 정수리는 휑해지고 있는데물 먹은 내 곱슬머리는 숱도 많고 무거웠다. 내 머리카락은못된 세상을 따라 배웠나보다. 한낱 대갈통에서도머리카락은 고루 나지 않는다. 세상은 부당 천지다.결코 세상은 고루 다정치 않다. 그래서, 세상을 따라 배운 사람들은마카다 지삐 모르는것일지도 모른다. 그나저나미용실 가서 뭐라고 둘러대지.고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