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너 마리아 릴케 3

라이너 마리아 릴케 - 형상시집

고독 고독은 비와 같은 것.저녁을 향해 바다에서 밀려오고멀리 호젓한 벌판으로부터언제나 외로운 하늘로 올라가서는비로소 그 하늘에서 도시 위로 내린다. 골목이 저마다 아침을 향하고아무것도 구하지 못한 육신들이절망과 슬픔에 잠겨 헤어지며혹은 서로 싫은 사람들이한 잠자리에 들어야 하는그러한 뒤엉킨 시간에 비로 내린다. 그때 냇물과 더불어 고독은 흐른다.      가을날 주여, 때가 왔습니다. 여름은 참으로 위대했습니다.당신의 그늘을 해시계 위에 내리시고별에는 바람을 일게 하여 주십시오. 마지막 열매들을 살찌게 명하여 주시고그들에게 남쪽의 날을 이틀만 더 내리시어무르익게 하시고, 무거운 포도송이에마지막 단맛을 스미게 해 주십시오. 이제 집이 없는 자는 집을 짓지 못합니다.혼자인 사람은 또 그렇게 오래 홀로 남아서..

라이너 마리아 릴케 - 기도시집

한 번만이라도 한 번만이라도 조용해질 수 있다면.우연과 요행과 그리고이웃의 웃음이 멈추고내 정감이 자아내는 이 소음이깨어 있는 나를 이렇게 괴롭히지 않았으면 - 나는 그러면 더없이 깊은 사념에 잠겨당신을 당신의 끝에 이르기까지 생각하고그리고 당신을 (미소의 길이만큼이나마) 차지할 수 있을 것이다.하나의 감사처럼모든 생명에게 당신을 바칠 수 있도록.       나를 낳아준 어두움 나를 낳아 준 어두움이여,나는 불길보다 너를 좋아한다.하나의 원을 위하여불길은 찬란히 빛나면서세계를 한계 짓나니그 외부에서는 아무도 그 불길을 알지 못한다. 그러나 어두움은 모든 것을 스스로 품고 있으니형상과 불길, 짐승과 나,그리고 인간과 권력을 사로잡으며 - 어쩌면 어느 위대한 힘이 있어내 이웃에서 움직이고 있는지 모른다.나는..

라이너 마리아 릴케 - 젊은 시인에게 보내는 편지

젊은 시인에게 보내는 편지, 이 책에는 라이너 마리아 릴케가 젊은 시인 프란츠 크사버 카푸스에게 보낸 편지 10편이 담겨 있다. 어느 날, 육군사관학교 정원에서 릴케의 시를 읽던 프란츠 크사버 카푸스는 교목 호라체크 목사에게 군사유년학교 시절의 릴케 이야기를 듣게 되고 릴케에게 첫 편지를 보내게 된다. 예술을 향한 열망과 현실적 삶 사이의 간극에서 오는 방황으로 자신과 비슷한 삶을 걸었다고 생각되는 릴케에게서 위안과 조언을 얻고 싶었을 젊은 시인 프란츠 크사버 카푸스는 5년이라는 긴 시간동안 라이너 마리아 릴케와 편지를 주고 받게 된다. 해설에서 말하고 있듯, 문학을 지망하는 젊은이들이나 인생의 고민에 빠져 있는 많은 사람들에게 훌륭한 충고자의 역할을 해 줄 수 있는, 찌는 듯한 고뇌의 열탕 속에서도 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