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음주 - 도연명 마음이 먼 곳에 있으니마을에 여막 짓고 살아도거마 車馬 의 씨끄러움 없네그대에게 묻노니 어찌 그럴 수 있는가마음이 먼 곳에 있으니 사는 곳이 절로 외지다오동쪽 울타리 아래서 국화를 따며멀리 남산을 보네산기운은 석양에 아름다워나는 새들도 서로 더불어 돌아오네이 모습에 삶의 참뜻이 있으니말해 주고 싶어도 문득 할 말을 잊네 절대적 고독.‘고독’ 이란 단어를 이보다 절절히 표현한 그림이 또 있을까. 고개를 가슴 깊이 묻고 한 발로 오롯이 제 체중을 버티며 서 있는 까마귀. 긴 목도리를 질끈 맨 듯 간결하고 대담한 붓 터치는 신선하면서도 거침없다. 고개를 움츠린 새의 모습에서 외로움 가득한 자신을 감싸 안고 안간힘 쓰는 모습이 엿보인다. 어딘가 우리를 닮았다.도연명 陶淵明 (365~427)의 ..

진정한 여행 - 나짐 히크메트 가장 훌륭한 시는 아직 씌어지지 않았다.가장 아름다운 노래는 아직 불려지지 않았다.최고의 날들은 아직 살지 않은 날들가장 넓은 바다는 아직 항해되지 않았고가장 먼 여행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무엇을 해야 할지 더 이상 알 수 없을 때그때 비로소 진정한 무엇인가를 할 수 있다.어느 길로 가야 할지 더 이상 알 수 없을 때그때가 비로소 진정한 여행의 시작이다. 죽음을 앞둔 사람이 기차 차창으로 바깥 풍경을 내다본다. 그리고 자신이 세상의 아름다운 것들 잊고 있었음을 깨닫는다. 오랫동안 감옥에 갇혀 지냈고, 타국에 유배당해 있었으며, 고통에 짓눌려 살았었다. 이제 그는 깨닫는다. 자신이 사랑하는 많은 것들이 여기 이렇게 있음을. 틱낫한은 말했다. "겹겹이 쌓인 망각과 고통..
학살1 - 김남주 오월 어느 날이었다80년 오월 어느 날이었다광주 80년 오월 어느 날 밤이었다 밤 12시 나는 보았다경찰이 전투경찰로 교체되는 것을밤 12시 나는 보았다전투경찰이 군인으로 교체되는 것을밤 12시 나는 보았다미국 민간인들이 도시를 빠져나가는 것을밤 12시 나는 보았다도시로 들어오는 모든 차량들이 차단되는 것을 이 얼마나 음산한 밤 12시였던가이 얼마나 계획적인 밤 12시였던가 오월 어느 날이었다1980년 오월 어느 날이었다광주 1980년 오월 어느 날 밤이었다 밤 12시 나는 보았다총검으로 무장한 일단의 군인들을밤 12시 나는 보았다야만족의 침략과도 같은 일단의 군인들을밤 12시 나는 보았다악마의 화신과도 같은 일단의 군인들을 아 얼마나 무서운 밤 12시였던가아 얼마나 노골적인 밤 12시..

합동군사대학교 명예교수·변호사 김경호 시에게 길을 묻다 #1 우정의 미명 아래 썩어가는 국가의 심장 ( ‘내란죄 아니다’ 석동현 주장 TV 뉴스를 보다가) 40년지기 친구가 한낱 내란의 옹호인가 귀를 쫑긋 세워라, 검찰 출신 두 인물은 대한민국 정의를 위해 몸 담았다던 흔적을 내란 앞에서 파묻고, 친구의 얼굴 뒤에 숨는다. 특전사령관, 수방사령관은 이미 온 국민 앞에 자백했지 “국회의원을 끌어내” 라 외치며, 막장 연출을 펼친 그날 비상계엄 하에 TV 속 무장병력이 국회 복도를 누비는 광경 온 국민의 눈동자에 생생히 새겨졌거늘 그들은 여전히 고개를 돌리고, 입을 다문다. 전두환 · 노태우 내란죄 판결의 유령이 되살아나고 대다수 헌법 형법 학자와 법조인들이 “이것은 내란” 이라 명징히 외치는데도 ..

묏비나리젊은 남녘의 춤꾼에게 띄우는 - 맨 첫발딱 한발띠기에 목숨을 걸어라목숨을 아니 걸면 천하 없는 춤꾼이라고 해도중심이 안 잡히나니그 한발띠기에 온몸의 무게를 실어라 아니 그 한발띠기로 언 땅을 들어올리고또 한발띠기로 맨바닥을 들어올려저 살인마의 틀거리를 농창 들어엎어라 들었다간 엎고 또 들었다간 또 엎고신바람이 미치게 몰아쳐 오면젊은 춤꾼이여자네의 발끝으로 자네의 한 몸만맴돌자 함이 아닐세 그려. 하늘과 땅을 맷돌처럼이 썩어 문드러진 하늘과 땅을 벅, 벅,네 허리 네 팔뚝으로 역사를 돌리시라 돌고 돌다 오라가 감겨오면한사위로 제끼고돌고 돌다 죽엄의 살이 맺혀 오면또 한사위로 제끼다 쓰러진들네가 묻힌 한 줌의 땅이 어디 있으랴꽃상여가 어디 있고마주재비도 못 타 보고 썩은 멍석에 말려산고랑 아무 데..

즐거운 일기 오늘 나는 기쁘다. 어머니는 건강하심이 증명되었고 밀린 번역료를 받았고 낮의 어느 모임에서 수수한 남자를 소개받았으므로. 오늘도 여의도 강변에선 날개들이 풍선 돋친 듯 팔렸고 도곡동 개나리 아파트의 밤하늘에선 달님이 별님들을 둘러앉히고 맥주 한 잔씩 돌리며 봉봉 크랙카를 깨물고 잠든 기린이의 망막에선 노란 튤립 꽃들이 까르르거리고 기린이 엄마의 꿈속에선 포니 자가용이 휘발유도 없이 잘 나가고 피곤한 기린이 아빠의 겨드랑이에선 지금 남몰래 일 센티미터의 날개가 돋고…… 수영이 삼촌 별아저씨 오늘도 캄사캄사합니다. 아저씨들이 우리 조카들을 많이많이 사랑해주신 덕분에 오늘도 우리는 코리아의 유구한 푸른 하늘 아래 꿈 잘 꾸고 한판 잘 놀아났습니다.아싸라비아도로아미타불 시간 위에 몸 띄우고 ..
- Total
- Today
- Yesterday
- 최승자 시집
- 마이크 뉴웰 감독
- 이준석
- 오블완
- 웨더링 weathering
- 장자
- 금요미식회
- 최승자
- 공공대출권
- 장 면역력
- 시민언론 민들레
- 라이너 마리아 릴케
- 조앤 윌리엄스
- 유시민
- 겸공 금요미식회
- 늘봄학교
- 유시민 칼럼
- 민들레 언론
- 이성복
- mona lisa smile
- 친위 쿠데타
- 공대권
- 리하르트 다비트 프레히트
- ebs 위대한 수업
- 황동규
- 미술과삶
- 여성의길
- 브라이언 클라스
- 웰즐리 대학
- 티스토리챌린지
일 | 월 | 화 | 수 | 목 | 금 | 토 |
---|---|---|---|---|---|---|
1 | 2 | 3 | 4 | 5 | ||
6 | 7 | 8 | 9 | 10 | 11 | 12 |
13 | 14 | 15 | 16 | 17 | 18 | 19 |
20 | 21 | 22 | 23 | 24 | 25 | 26 |
27 | 28 | 29 | 30 | 3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