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뉴스 톺아보기

더위는 성질머리를 부추긴다?

HUSH 感나무 2024. 8. 28. 19:34

 

 

 

2024년 8월의 여름날은

전국 폭염일수가 14.3일에 달하며

2018년 최악의 폭염 기록을 갱신하시었다.

8월의 절반 이상이

일 최고기온 33도 이상의 폭염이었던 것이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2024년 여름 더위는 적어도 9월 초까지

기승을 부릴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무더위 (이미지출처 : 클립아트코리아)

 

 

 

 

덥다.

더운 여름이다.

그것도 몹시 더운 여름이다.

 

우리의 몸은 체온을 낮추기 위해

땀을 피부표면으로 밀어내고

그 땀이 증발하면서 몸의 열을 내보낸다.

우리의 몸은 땀을 더 많이 흘리게 하기 위해

혈압이 낮아지고 가끔 어지럽고 혼절할 수 있음에도,

혈관을 확장시키고 심박수를 상승시킨다.

과도한 열을 식히기 위해 피부에 더 많은 혈액을 내보내는 것이다.

 

 

더위는 사람을 바보로 만들기도 한다.

과장없는 사실이다.

더위는 사람을 지치고 아프게 만들 뿐 아니라

예민하고 사납게 혹은 멍하게 만든다.

더운 날씨라고 해서

무례한 실수나 화를 내는 것이 정당해지지 않지만

단순, 사람의 인내심만이 문제가 아니라는 사실을

더위가 뇌에 미치는 영향을 다룬 연구결과를 통해 알아보자.

나의 성질머리를 이해하게 될지도 모른다.

 

 

 


더위는 하버드생도 멍하게 한다!

 

하버드대 연구원 호세 기예르모 세데뇨 로랑은

더위가 젊은이의 인지 능력에 미치는 영향이라는 주제로

더위로 인한 동료들의 불행을 연구대상으로 삼았다.

 

폭염이 오기 닷새 전, 폭염 기간, 폭염이 지나간 이틀뒤

이렇게 총 세 차례에 걸쳐 학생 44명에게

수학문제와 자기통제 관련 문제를 냈다.

 

에어컨 없이 26도의 열대야에서 견딘 학생들은

21도의 냉방 속에서 숙면한 학생들보다

반응시간이 13.4% 느렸고, 점수도 13.3% 낮았다. 

기온이 2.2도(화씨 4도)만 올라도

기억력과 반응시간, 인지기능이 평균 10%

저하되는 결과가 도출되었다.

 

폭염은 노인과 만성 질환자에게

심장마비와 사망 위험을 크게 높이며

우리의 심혈관과 땀구멍 뿐 아니라

두뇌에도 만만치 않은 영향을 미치고 있었다.

 

 

 

 


더위와 성적의 상관관계!

 

펜실베니아대 환경노동경제학자 박지성 교수는

더위와 성적의 상관관계를 분석해보았는데

전국 고등학생들의 시험점수를 표준화한뒤

시험 당일의 기온과 연관성을 살펴본 것이다.

 

교실 온도가 22도 이상일 경우,

온도가 1도 오를 때마다 점수는 약 0.36%씩 떨어졌다.

차이가 얼마 안 난다고 사소하게 볼 수 없다.

만약 32도가 넘는 날 찜통 교실에서

학생들이 시험을 치뤄야 한다면? 오싹하다.

 

박교수의 다른 연구에서는

그해 날씨가 더울수록 학생들의

평균 성적도 나빴다는 결과가 나왔다.

 

박교수는

열이 사람에게 미치는 영향에 천착한 연구자인데,

기온이 올라가면

국내총생산 GDP 이 떨어진다는 연구결과가 나오는데,

그 둘의 정확한 연결고리가 궁금하더라며

농업 국가라면 생산량이 떨어지니 그럴 수 있는데

경제구조랑 상관없이 모든 나라에서 그런 결과가 나오기에

이 분야를 파고들게 되었다고 한다.

 

박지성 교수는

경제를 만드는 인적 자본 Human Capital ,

즉 사람이 타격을 받기 때문이라고 했다.

더위는 학습능력과 속도에 악영향을 주고

느리지만 확실하게 쌓인 영향은 학생들의 학습능력과

시험 점수, 대학진학률, 미래소득의 순서대로 영향을 미쳤다.

저개발 지역의 취약계층 학생들이 가장 큰 타격을 받았는데

아마 학교에도, 집에도 에어컨이 없기 때문일 것이다.

 

 

 


사람을 공격적으로 만드는 열!

 

더운 날에는

살인, 폭행, 가정 폭력 사건이 증가하고

온라인에서는 증오표현이 늘어나고,

도로에서는 경적 소리가 더 많이 들린다.

이처럼 더위는 공격성과도 맥이 닿아 있다.

 

2019년,

더운 방과 시원한 방의 사람들에게

비디오 게임기를 주고 플레이를 시켰는데

더운 방에 있던 사람들이 더 악의적인 플레이를

보여주었다는 실험 결과가 있다.

더위에 지친 사람들은 이를 더 적대적으로 해석해서

공격적인 반응을 보이는 경향이 있는 것 같다고

미 뉴욕타임스(NYT)는 설명했다.

 

더위가 자기 통제력을 끌어내린다고 생각하는

워싱턴주립대 심리학과 킴벌리 메이든바우어 교수는

2022년 5월에서 9월 사이, 시카고 주민 382명을 조사했는데

더울수록 주민들은 화와 욕이 늘었고

또한 충동성도 함께 늘었다고 한다.

 

폭염으로 인한 이런 현상들의 이유에 대해서는

여러 해석이 분분한데 가장 그럴듯한 한 가지는,

우리 몸의 에너지는 한정돼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날씨가 너무 더워지면 우리의 몸은 체온을 식히는 데 전력을 다한다.

 

메이든바우어 교수는 말한다.

혈액과 포도당이 전부 뇌의 체온 조절 담당 부분으로 쏠리면

고급 인지기능에 할당 될 여력이 부족해진다며

더운 날씨에는 비교적 생존에 덜 중요한 분노조절이

우선순위에서 밀리는 것이라고.

 

 

많은 연구자가 내놓는 가장 중요한 대응방안은

어떻게든 몸을 식히는 것이다.

에어컨을 틀고, 선풍기를 틀고, 수분을 충분히 공급하라고 한다.

 

NYT는 조언한다.

당신의 기분과 인지력을 결정하는 것은

날씨 자체가 아니라 체온이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