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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좀 읽어볼까 (29)
기형도 시집 - 입 속의 검은 잎

여행자 그는 말을 듣지 않는 자신의 육체를 침대 위에 집어 던진다그의 마음속에 가득찬, 오래된 잡동사니들이 일제히 절그럭거린다이 목소리는 누구의 것인가, 무슨 이야기부터 해야 할 것인가나는 이곳까지 열심히 걸어왔었다, 시무룩한 낯짝을 보인 적도 없다오오, 나는 알 수 없다, 이곳 사람들은 도대체 무엇을 보고 내 정체를 눈치챘을까그는 탄식한다, 그는 완전히 다르게 살고 싶었다, 나에게도 그만한 권리는 있지 않은가모퉁이에서 마주친 노파, 술집에서 만난 고양이까지 나를 거들떠보지도 않았다중얼거린다, 무엇이 그를 이곳까지 질질 끌고 왔는지, 그는 더이상 기억도 못 한다그럴 수도 있다, 그는 낡아빠진 구두에 쑤셔 박힌, 길쭉하고 가늘은자신의 다리를 바라보고 동물처럼 울부짖는다, 그렇다면 도대체 또 어디로 간단 말..

시 좀 읽어볼까 2024. 8. 3. 23:23
최승자 시집 - 빈 배처럼 텅 비어

과거를 치렁치렁 과거를 치렁치렁 울리면서한 여자가 지나간다과거만으로 살아 있는 여자기억과 추억의 형성물인 여자교묘한 밧줄들과 같은온갖 차이와 구분의 족쇄를 차고한 여자가 지나간다 그 뒤로 안개의 스크린이 내려진다세기여 세기여,안개의 스크린이 내려진다             나의 생존 증명서는 나의 생존 증명서는 詩였고詩 이전에 절대 고독이었다고독이 없었더라면 나는 살 수 없었을 것이다 세계 전체가 한 병동이다 꽃들이 하릴없이 살아 있다사람들이 하릴없이 살아 있다            들판에서 보리와 밀이 지식과 지식이 싸울 때自然 소외는 한없이 깊어지고역사는 흙탕물이 되어 흘러간다죽으면 땅의 지식은 필요가 없고하늘의 지식이 필요하다그 잘난 지식들을 얼굴에 달고 다니는 사람들들판에서 보리와 밀이 웃더라 저기 ..

시 좀 읽어볼까 2024. 7. 29. 23:09
김소월 - 눈물이 수르르 흘러납니다 + 먼 후일 + 희망

눈물이 수르르 흘러납니다 눈물이 수르르 흘러납니다당신이 하도 못 잊게 그리워서그리 눈물이 수르르 흘러납니다 잊히지도 않는 그 사람은아주나 내버린 것이 아닌데도눈물이 수르르 흘러납니다 가뜩이나 설운 맘이떠나지 못할 운運에 떠난 것도 같아서생각하면 눈물이 수르르 흘러납니다.        먼 후일 먼 훗날 당신이 찾으시면그때에 내 말이 '잊었노라'  당신이 속으로 나무라면'무척 그리다가 잊었노라' 그래도 당신이 나무라면'믿기지 않아서 잊었노라' 오늘도 어제도 아니 잊고먼 훗날 그때에 '잊었노라'        희망 날은 저물고 눈이 내려라낯선 물가로 내가 왔을 때산속의 올빼미 울고 울며떨어진 잎들은 눈 아래로 깔려라 아아 숙살肅殺스러운 풍경이여지혜의 눈물을 내가 얻을 때!이제금 알기는 알았건마는!이 세상 모든 ..

시 좀 읽어볼까 2024. 7. 28. 18:19
헤르만 헤세 - 꽃핀 가지 + 추방된 사람

꽃핀 가지 쉼 없이 바람결에꽃핀 가지가 나달거린다.쉼 없이 아이처럼나의 마음이 흔들린다.갠 나날과 흐린 날 사이를욕망과 단념 사이를  꽃잎이 모두 바람에 날려 가고가지에 열매가 열릴 때까지치졸한 거동에 지친 내 마음이차분히 평온 싸여인생의 소란한 놀이도 즐거웠고헛되지 않았다고 말할 때까지       추방된 사람 구름은 서로 얽히고소나무는 폭풍에 굽고빨갛게 타는 저녁 노을산에도 나무에도괴로운 꿈처럼하느님의 손이 무겁게 놓여 있다. 축복 없는 세월길마다 부는 폭풍고향은 아무 데도 없고혼미와 과오가 있을 뿐나의 영혼에 무겁게하느님의 손이 놓여 있다. 모든 죄에서암흑의 나락에서 벗어날오직 하나의 소원은드디어 안식을 얻어다시 돌아오지 않을무덤으로 가는 것  헤르만 헤세의 시집     에서 발췌한헤세의 진면목을 ..

시 좀 읽어볼까 2024. 7. 16. 20:15
슬픔을 견디는 극기심으로 살았을 소월 선생의 시

접동새 - 김소월 -  접동접동아우래비 접동 진두강 가람가에 살던 누나는진두강 앞마을에와서 웁니다 옛날, 우리 나라먼 뒷쪽의진두강 가람가에 살던 누나는의붓어미 시샘에 죽었습니다. 누나라고 불러 보랴오오 불설워시새움에 몸이 죽은 우리 누나는 죽어서접동새가 되었습니다. 아홉이나 남아되는 오랩동생을죽어서도 못잊어 차마 못 잊어 야삼경 夜三更 남 다 자는 밤이 깊으면 이 산 저 산 옮아가며 슬피 웁니다.   ------ 야삼경 夜三更  :  하룻밤을 오경으로 나눈 셋째 부분. 밤 열한 시에서 새벽 한 시 사이를 일컫는다.     접동새는 소쩍새다.이 시는 접동새와 까마귀의 설화를 모티브로 탄생한 시라고 한다.설화의 내용은 대략 이러하다. 옛날 예산 원님댁에는 아들 일곱, 딸 하나를 슬하에 두었는데어느날 원님의 ..

시 좀 읽어볼까 2024. 7. 6. 23: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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