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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자문드 필처(Rosamunde Pilcher, 1924~2019)는 영국 콘월 출신의 소설가로, 따뜻한 인간애와 섬세한 묘사가 돋보이는 작품들로 전 세계 독자들에게 사랑받았습니다. 특히 그녀의 대표작인 '조개 줍는 아이들(The Shell Seekers)'은 전 세계적으로 천만 부 이상 판매되며 큰 성공을 거두었죠.

 

오늘 포스팅에서는 로자문드 필처의 삶에서 찾아볼 수 있는 특이점과 본받을 만한 점을 정리해 봅니다.

 

로자문드 필처 Rosamunde Pilcher 사진
로자문드 필처 Rosamunde Pilcher, 1924~2019

 

 

로자문드 필처의 삶의 특이점

늦깎이 성공

그녀는 7세부터 글을 쓰기 시작했고 18세에 첫 단편소설을 발표했으며, 초기에는 필명(제인 프레이저)으로 밀스 앤 분(Mills & Boon) 로맨스 소설을 출간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세계적인 명성을 얻게 된 것은 63세에 출간한 '조개 줍는 아이들' 이 히트하면서부터였습니다. 요즘처럼 어린 나이에 등단하여 주목받는 경우가 많은 시대에, 60대에 이르러 비로소 전성기를 맞이했다는 점은 매우 이례적입니다. 이는 작가로서의 깊이와 통찰력이 나이와 경험을 통해 더욱 무르익었음을 보여주는 증거이기도 합니다.

 

삶에 대한 끊임없는 호기심과 관찰

필처는 자신의 글이 독자들에게 현실적으로 다가가기 위해 "속속들이 냄새까지 맡아야 한다"고 말할 정도로 삶에 대한 치밀한 관찰력을 강조했습니다. 평생을 살면서 만나는 다양한 사람들과 경험들을 그저 스쳐 지나가는 것이 아니라, '글감'으로 활용하며 인생을 더욱 재미있게 만들었습니다. 이는 그녀가 단순히 상상 속 이야기를 쓰는 것을 넘어, 삶의 다양한 면모를 깊이 이해하고 작품에 녹여냈음을 의미합니다.

 

자신만의 공간과 독립성 유지

인터뷰에서 그녀는 결혼 생활에서 각자의 독립성과 '자기 공간'의 중요성을 강조했습니다. 평생 가정주부의 역할도 충실히 했지만, 운전은 늘 직접 하고 바쁘게 외부 활동을 하며 자신을 퇴물로 만들거나 노망들지 않게 했다고 언급했습니다. "늙을 시간이 없어, 시간이 없다고. 너무 바빠서"라고 말할 정도로 끊임없이 활동하고 새로운 것을 경험하려 했습니다. 이는 나이가 들어서도 스스로를 위한 시간과 공간을 확보하고, 주체적인 삶을 살아가려는 태도를 보여줍니다.

 

스코틀랜드와 콘월에 대한 애정

그녀는 콘월에서 태어나 어린 시절을 보냈고, 결혼 후 스코틀랜드로 이주했지만 콘월에 대한 사랑은 변치 않았습니다. 그녀의 소설 배경이 자주 콘월이 되었고, 아름다운 해변과 풍경 묘사는 독일에서 특히 큰 인기를 얻어 독일 관광객들이 콘월을 방문하는 이유 중 하나가 될 정도였습니다. 특정 지역에 대한 깊은 애정이 작품 세계에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부분입니다.

 

 

 

로자문드 필처에게서 본받을 만한 점

인생 후반전의 가능성: 60대에 들어서야 비로소 전 세계적인 성공을 거둔 그녀의 삶은 나이나 조건에 굴하지 않고, 꾸준히 노력하면 언젠가 빛을 볼 수 있다는 희망을 줍니다. 어떤 일이든 포기하지 않고 꾸준히 자신의 길을 가는 것이 중요함을 본받을 수 있습니다.

 

삶을 대하는 긍정적이고 유머러스한 태도: 그녀의 작품들은 따뜻함과 유머, 그리고 인간애가 가득하다는 평가를 받습니다. 이는 작가 본인이 삶의 다양한 고난과 경험 속에서도 긍정적인 시선을 잃지 않고, 그것들을 유머러스하게 받아들이며 작품에 녹여냈기 때문입니다.

 

일상 속 행복과 소중함을 발견하는 능력: '조개 줍는 아이들'의 주인공 페넬로프가 삶을 '선물'처럼 여기고, "난 얼마나 행복한 여인인가. 책과 아이들, 새와 꽃이 있는 정원에 살며 그리고 그것들을 즐길 여유를 누리다니."라고 말하는 것처럼, 필처는 평범한 일상 속에서 작고 소중한 행복을 발견하고 감사하는 태도를 작품에 담아냈습니다. 이는 바쁜 현대 사회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삶의 진정한 의미와 행복을 어디에서 찾아야 하는지에 대한 통찰을 제공합니다.

 

탄탄한 기본기와 성실함: 7살 때부터 글을 쓰기 시작했고, 전업 작가가 되기 전까지 꾸준히 작품 활동을 이어갔던 그녀의 모습은 성공이 하루아침에 이루어지지 않으며, 기본기를 다지고 끈기 있게 정진하는 것이 중요함을 시사합니다.

 

로자문드 필처의 삶은 끊임없이 배우고, 관찰하며, 자신의 삶을 주체적으로 이끌어간 한 예술가의 모습을 보여줍니다. 그녀의 이야기는 나이에 상관없이 꿈을 향해 나아가고, 일상 속에서 행복을 찾으며, 삶의 모든 경험을 성장의 밑거름으로 삼는 지혜를 우리에게 선물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