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감나무집 허쉬입니다.
유니버시티칼리지런던 국제정치학과 부교수 브라이언 클라스는 사람들이 스트롱맨에게 끌리는 이유를 진화된 현대 사회에서 우리의 뇌가 옛날처럼 사고하는 '진화적 불일치' 때문이라고 진단하고 있습니다. 권력에도 적용되는 '진화적 불일치'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인지 편향을 인정하고 그에 대응하는 시스템을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미국은 왜 폭력 경찰이 많은건지 원인을 점검하며 경찰 채용 광고의 예를 들어 시스템의 중요성을 역설하는 점이 매우 흥미로웠습니다. 여러분께도 도움이 되길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진화적 불일치
인류의 역사를 수십만 년이라는 넓은 의미에서 보면 인간이 지구상에 존재한 시간 중 99.8%는 아주 작은 집단에 속해 살았습니다. 보통 '무리' 라고 하죠. '무리'는 소수 집단으로 보통 60~80명 정도의 규모입니다.
60~80명 정도의 사회는 오늘과 모든 게 다를 겁니다. 우리는 인구가 수천만 명인 국가에 살며 80억 명의 타인들과 세계화를 이루죠. 지금이 훨씬 더 복잡해요. 우리는 권력을 이용해 인간 사회의 노동과 책임을 분담하죠.
우리는 더 이상 존재하지 않는 세상을 위해 진화해 왔고 정신은 먼 과거에 형성됐죠. 현재는 수렵 채집민들이 문제를 해결하던 세상과 달라요. 따라서 권력에도 '진화적 불일치'가 생깁니다.
진화적 불일치는 권력에도 적용됩니다.
특히 독재자형 리더라는 형태로 더 해롭게 작용하죠. 만약 여러분이 만 년 전에 책임자를 선택해야 하거나 수렵 채집민 사회에 사는데 라이벌 무리의 습격을 받았다면 그 순간, 자연스럽게 리더를 찾을 겁니다. 전투를 이끌 전사가 필요하니까요.
그리고 여러분은 당연히 신체적으로 강한 남성을 고를 겁니다. 왜냐하면 10만년 전이나 1만 년 전에는 강한 남성 뒤에 있는 게 생존 확률이 높았거든요. 침팬지처럼 행동하게 되는 거죠.
현대 사회에서 진화적 불일치는 우리 뇌가 옛날처럼 사고한다는 걸 뜻해요.
우리 종이 진화해 온 과정의 99.8%가 그렇게 사고했을 때 생존했기 때문이죠. 이게 진화적 불일치입니다.
연구진은 리더를 선택하는 실험에서 사람들에게 책임자를 고르게 하고 이런 말을 합니다.
"여러분 위기 상황입니다. 곧 전쟁이 닥칠 거예요. 기근이나 팬데믹으로 비상사태가 시작될 겁니다."
이런 상황에서 사람들은 신체적으로 강한 남성을 뽑을 확률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황당하죠. 과거의 적응성인데 여전히 나타나요. 실험을 반복해도 결과는 같죠.
몇몇 리더들은 이 사실을 써먹습니다. 블라디미르 푸틴이 상의를 벗고 사진을 찍는 데는 이유가 있어요.
우리의 사고방식을 이용하는 거죠. 진화된 감각은 위기 상황이나 강한 남성에게 의지해야 한다고 느끼니까요.
많은 정치학자가 말합니다. 푸틴은 인기가 떨어진다 싶으면 위기 상황을 언급한다고요. 우리 뇌에 잠재된 프로그램을 활성화해 이렇게 만들죠.
'신체적으로 강한 남성에게 의지해야 해.'
여기서 '스트롱맨'이 나왔고 '나만이 해결할 수 있다'고 말하는 권위주의적 리더를 뜻하죠. 이렇게 우리는 인지 편향을 갖게 됐고 리더를 선택하는 과정을 왜곡시킵니다.
우리의 인지 편향을 다른 영역에 대입해 볼게요.
치과에 갔다고 합시다. 그런데 치과 의사가 본인의 체력을 보여 주려고 갑자기 셔츠를 벗고 팔굽혀펴기를 하는 거예요. 신고하거나 다른 의사에게 진료받고 싶을 겁니다. 권력에서는 늘 있는 일이죠. 정치적으로 힘 있는 자들은 자신이 강한 남성이란 걸 보여 주려 하죠. 이런 인지 편향은 사회적 편견을 더 복잡하게 만들고 잘못된 이유로 사람을 선택하게 합니다.
인지 편향 해결법
이 문제를 해결할 두 가지 방법이 있어요.
방법 1 - 없는 '척' 하기
눈과 귀를 막고 이러는 거죠. '권력이나 리더를 선택하는 데 진화는 아무 상관 없어.'
다음은 제가 선호하는 방법이죠.
편향은 존재하고 우리 정신이 진화하며 만들어 낸 어리석은 지름길은 여러 실험과 현실에서 여실히 드러나죠.
방법 2 - 편향의 존재를 인정하고 대응 시스템 만들기
예를 들어, 스트롱맨 편향을 극복하는 첫 번째는 편향을 인정하고 받아치는 겁니다.
우리 뇌의 비이성적인 면을 이용하려 들면 방어적으로 생각하는 거죠.
"잠깐, 강한 남성처럼 보인다고 독재자에게 투표해야 할까?"
"합리적이고 이성적으로 권력을 평가하는 건?"
"재능이나 능력, 선한 마음 열정 같은 것들이 있잖아"
그래서 시스템이 중요한 거죠. 저는 권력을 논할 때 시스템을 빼면 안 된다고 봐요. 사람에게만 초점을 맞추면 문제의 반을 놓치게 됩니다.
왜 미국에는 폭력 경찰이 많을까요?
시스템이 중요한 또 다른 영역인 경찰 얘기를 해 보죠.
경찰 얘기가 나오면 권력 남용 문제가 대두됩니다. 폭력을 행사하거나 부패한 경찰도 있고 사람을 죽이는 경찰도 있죠. 2020년에 조지 플로이드라는 사람이 경찰에게 살해당했습니다. 제 고향인 미네소타주 미니애폴리스 경찰에게요. 경찰은 플로이드가 죽을 때까지 8분간 그의 목을 눌렀죠.
왜 미국에는 폭력 경찰이 많을까요? 저는 이 현상의 원인이 궁금해졌습니다.
답은 경찰 채용에 있었죠. 경찰이 될 사람을 모집하는 과정 말이죠. 미국의 경찰 광고를 보신 적 있나요? 경찰 지망생들을 겨냥한 광고인데 진짜 특이합니다. 미국 전역의 경찰 커뮤니티에서 살펴본 광고들은 정말 괴상했습니다. 조지아주 도라빌이 기억에 남는군요.
도라빌은 애틀랜타 외곽에 있는 인구 1만명의 작은 공동체죠. 몇 년 전, 도라빌에서 만든 경찰관 모집 광고는 정상이 아니었습니다. 영상은 '퍼니셔'의 로고가 등장하며 시작합니다.
퍼니셔는 만화에 나오는 안티히어로인데 범죄자들을 잡아 고문하는 인물이죠.
경찰관 모집 광고에 가장 먼저 나타나는 게 범죄자를 고문하는 인물인 겁니다.
다음으로 등장하는 건 도라빌의 경찰관들인데
경찰 특공대 탱크를 타고 등장하죠. 군용 장갑차 말이에요.
'SWAT'이라고 적힌 탱크를 공격적으로 몰고 오더니 탱크에서 내려 연막탄을 던집니다. 위장 전투복을 입은 채로요. 동네 경찰관이라기 보다는 군인처럼 보이죠. 그러고는 목표물을 향해 총을 쏘기 시작합니다.
여기까지 들으면 '누가 이걸 보고 도라빌의 경찰관이 되려 할까' 싶으시죠?
그냥 나온 광고가 아닙니다. 특정인을 겨냥한 거예요.
퍼니셔 로고와 전투복, 탱크를 보고 이런 생각을 하는 사람들이요.
"인구 만 명이 사는 마을에서 탱크를 몰고 싶어"
무작위 집단이 아닙니다. 이 집단의 구성원들은 군국주의적이고 폭력적이며 권위주의 성향이 높고 경찰은 총을 가질 수 있고 타인을 통제할 수 있다고 보죠. 그런 사람들이 모여요. 실제로 미국은 참전 용사 출신 경찰이 많고 경찰 폭력 사건 수도 비정상적으로 많습니다.
한 국가는 이게 문제라는 걸 깨닫고 바로 잡기로 했는데 바로 뉴질랜드입니다.
뉴질랜드는 치안 시스템 설계를 신중하게 고민했죠.
경찰 메커니즘과 권력을 타인에게 남용하거나 폭력을 행사하지 않고 공무원으로서 봉사할 사람들을 원했죠. 그래서 홍보 캠페인을 시작했습니다. 일종의 광고이자 마케팅으로 다양한 사람들을 유치하는 게 목적이었죠.
범인이 누군지는 모르지만 아무튼 경찰관들이 쫓고 있죠.
제복을 입은 사람중에는 여성과 소수 민족도 많아요.
길을 건너는 노인을 돕기 위해 추격을 멈추기도 하고 갑자기 사람들과 춤을 추면서 유쾌한 모습도 보여 줍니다. 경찰이라는 직업을 재밌고 친근하게 해석했죠.
영상이 끝날 때쯤엔 마침내 범인을 잡는데 범인은 보더콜리였어요.
여성의 가방을 훔친 녀석이었죠.
그리고 이런 문장이 뜹니다.
"경찰관이 돼 지역 주민을 돌보고 싶나요?"
도라빌의 퍼니셔 로고와는 정반대죠.
경찰을 군국주의적인 유사 군 조직으로 묘사한 게 아니라 지역민을 돌보는 치안관으로 묘사하고 있습니다.
결과는 어땠을까요?
뉴질랜드의 경찰관 지원자 수가 크게 증가했습니다. 지원자들이 밀려들었고 지원자들의 다양성도 증가했죠.
여성 지원자도 많았고 소수 민족 지원자도 많았습니다. 다양한 인종과 개인적 특성의 사람들이 경찰에 지원했습니다. 덜 권위적이고 덜 폭력적인 사람들이었죠. 게다가 뉴질랜드 경찰들은 점점 지역 사회와 좋은 관계를 맺고 폭력도 덜 사용하게 됐죠.
이는 사람을 권력으로 끌어들이는 시스템이 권력 작동 방식의 중요한 변수라는 겁니다.
우리가 계속해서 개인을 비난하고 시스템은 고려하지 않는다면 똑같은 문제를 반복해서 겪게 될 거예요. 시스템이 도덕적으로 투명하고 정당한 사회라면 정직하고 선한 사람들이 권력에 이끌릴 겁니다. 그러니 권력 문제를 해결하고 싶다면 시스템을 고쳐야 합니다.
'생활뉴스 톺아보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저속노화 레시피 - 양배추 삼겹찜, 양배추 후추 샐러드 (0) | 2025.01.03 |
---|---|
겸공 금요미식회 - 탄핵볼 덕수조림 (0) | 2025.01.03 |
홍정기 교수가 알려주는 백색근 강화 운동 (1) | 2025.01.02 |
저속노화 레시피 - 양배추 김치볶음밥 (0) | 2025.01.01 |
헌법과 법률을 유린한 국민의힘 정당 해산에 관한 청원 (0) | 2024.12.2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