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엇을 말하고 싶었는지 모른다 오, 이것은 존재치 않는 짐승.사람들은 알지 못했으면서도 그것을 사랑했다.- 라이너 마리아 릴케 시의 첫 구절에 무엇이 들었는지 우리는 모른다. 무심코 지나가는 말이거나 심심풀이로 해본 말, 우리가 말하기 전에 말은 제 빛깔과 소리를 지니고 있었다. 시의 둘째 구절은 無染受胎(무염수태), 교미도 없이 첫 구절에서 나왔찌만 빛깔과 소리는 전혀 다른 것. 시의 셋째 구절은 근친상간, 첫 구절과 둘째 구절 사이에 태어났으니, 아들이면서 손자, 딸이면서 손녀. 눈 먼 외디푸스를 끌고 가는 효녀 안티고네. 말들의 혼례가 끝나는 시의 마지막 구절에서도, 우리는 정말 무엇을 말하고 싶었는지 모른다. 풀잎은 약간 시든 채로 풀잎이었다 나는 문 위의 쇠사슬 수갑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