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인트로 자막
한국전쟁이 한창이던 1950년 9월
2차 세계대정의 영웅 맥아더의 지휘로
연합군은 인천 상륙작전에 성공한다.
이 작전으로 고립된 인민군들은
대부분 목숨을 잃었거나
깊은 산속으로 숨어들었다.
연합군 폭격기들은 숨어있는 인민군 소탕을 위해
곳곳에 폭격을 가했다.
그 중에는 민간인 지역도 있었다.
인천상륙작전이 성공하고
국군과 연합군이 북으로 밀고 올라가던 시기,
잇다른 수송기의 실종을 확인하기 위해
전투기 타고 정찰 나온 미 해군 닐 스미스 대위는
상공에서 갑작스런 나비떼와 상봉하면서
전투기 이상으로 갑작스럽게 산골에 추락하게 되고
머리 꽃 꽂은 소녀 여일의 도움으로
동막골에 입성하게 된다.
북으로 도주하던 인민군 소속 중대장
리수화 상위는
부상병의 안위 문제로 인해
정치장교와 갈등을 겪던 중,
북진하던 국군의 기습으로
대부분의 병력은 소실하게 되고
인민군 하사관 장영희와
인민군 소년병 택기를 데리고
머리에 꽃 꽂은 산골 소녀 여일의 도움으로
동막골에 입성한다.
국군 장교 표현철은
한강다리 폭파와 전쟁의 트라우마로
자살하려 하지만,
탈영한 문상상 일병의 만류로
자신에게 겨누던 총을 거두게 된다.
표현철 장교와 문상상 일병은
다친 스미스 대위를 치료하기 위해
약초를 캐러 온 동막골 심마니를 만나
동막골로 입성하게 된다.
영화는
한 곳에 함께 있을 수 없는 세 집단이
전쟁중인지도 모르는 때묻지 않은
동막골에 입성하게 되면서
벌어지는 해프닝을 다루고 있다.
밖은 총과 포탄으로 난리지만
전쟁이 일어난지도 모르는 동막골은 평화롭다.
그런 상황을 동막골 마을에서
대치중인 국군과 인민군 사이에서
태평한 동막골 주민들은
그대로 재연해주고 있다.
줄기차게 내리는 세찬 비도 맞고,
따가운 땡볕에 노출되기도 하여
밤새 대치중이던 국군과 인민군은
바닥난 체력으로 비몽사몽 졸며
서로에게 총부리를 겨누고 있다.
그 때, 여일이
기택이 들고 있던 수류탄의 핀을
가락지라며 뽑아버리게 되고
졸던 기택은 수류탄을 떨어뜨리는
중차대한 실수를 하게 된다.
놀란 표현철 장교는 재빨리 몸을 날려
수류탄을 몸으로 막으려 하였고
요행히 불발탄이었다.
표현철 장교는
수류탄을 주워들고 무심히 뒤로 던지는데
던진 곳이 하필,
동막골 주민들이 열심히 농사지어
먹을 곡식을 모아둔 곳간이었다.
이 영화를 처음 보았던 2000년대 중반만 해도
재밌는 일이 있으면 나는,
소리내어 활짝 - 웃었던 것 같다.
지금은 그렇게 웃는 일이 없지만
그 때는 이 영화를 보면서 그렇게 웃었다.
머리에 데이지 꽃 꽂은
4살 지능의 여일이 해맑게 웃으며 뛰어오고
뒤따라, 기다란 스미스와 쪼매난 동막골 아이가
불안한 표정으로 긴급히 뛰어오고
그런 그들의 뒤를 이어
커다란 멧돼지가 쫓아올때는
웃느라 방바닥을 굴렀더랬다.
영화 속 종종 나타나는 예쁜 나비떼는
박배종 감독이 장자의 호접지몽을 생각하며
영화를 만들었기 때문이란다.
내가 전쟁중에 있는 것인지
아니면 전쟁중인 꿈을 꾸는 것인지
잔혹하더라도 꿈이면 깨면 그만이니까
이런 생각으로 영화를 만들었다고 한다.
나는 김은숙 작가의 도깨비를 본 이후로,
나비를 보면, 나비를 신이라 여기게 되었는데
이 영화를 다시 보게 되었을 때
(신은 결코 자상하지 않다고 여기며 살고 있지만)
웰컴투동막골 영화에서의 나비떼,
즉 신은 자상한 신의 모습 같았다.
서로 다른 이념을 가지고
쓸데없는 반목을 그만해라.
한낱 이념으로 부딪히지만 말고
서로 아끼고 사랑해라.
영화속 나비는 이런 메세지를 전하고 있었던 것 같다.
리화수는 동막골 마을 촌장에게 묻는다.
리화수 : 고함 한번 지르지 않고
부락민들을 휘어잡을 수 있는
위대한 영도력의 비결이 뭐요?
촌장 : 뭐를 마이 먹여야지 뭐.
2021년 더불어민주당 대통령 선거 예비후보
이재명은 YTN 주최 TV 토론회에 참여해
자신의 공약을 이야기 한 후,
토론회 마지막에 자신의 인생 영화로
웰컴투동막골을 꼽았다.
당시, 이재명 경기도지사는
촌장과 리화수의 대화장면을 상기시키며
정치의 본질이 민생에 있고
먹고 사는 문제 해결에 있다는 것을
정확하게 지적한 영화라고 말했다.
곽상원 연영학부 교수는
쌍둥이 할아버지 둘이서
민요 부르는 장면을 이렇게 해석했다.
하나였지만 둘이 된 남한과 북한 같다고.
정치업자들의 이념 논쟁으로 벌어진
처참한 전쟁의 피해는 고스란히 선한 백성에게로 온다.
이념 논쟁 아니어도
개인사에 있어 이별할 수밖에 없는 이유는
수없이 많고도 많다.
그럴진데 거기에 하나 더해
정치업자들의 이념 논쟁으로
생이별한 사람들을 생각하면
몹시 화가 나고 몹시 가슴 아프다.
만에 하나,
아직 보지 않았다면
꼭 보시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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