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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사성어+한시

육유 - 유산서촌 游山西村

HUSH 感나무 2024. 11. 20. 19:25

 

 

 

혜원 신윤복 - 산궁수진

 

 

 

游山西村

유산서촌

산 너머 서촌에 노닐다

 

 

莫笑農家臘酒渾

막소농가랍주혼

웃지 마라, 섣달에 빚은 농가의 탁주 흐림을

 

 

豊年留客足鷄豚

풍년류객족계돈

풍년 드니 손님 머물러도 닭과 돼지 충분하다

 

 

山重水複疑無路

산중수복의무로

산 겹치고 시냇물 꼬여 길이 없을까 걱정했는데

 

 

柳暗花明又一村

류암화명우일촌

버들잎 짙고 산꽃이 흐드러진 곳에 마을이 하나 있네

 

 

簫鼓追隨春社近

소고추수춘사근

피리와 북소리 따르니 봄 축제가 가까운가

 

 

衣冠簡朴古風存

의관간박고풍존

옷차림은 간소하고 소박하나 옛 풍류가 남아 있구나

 

 

從今若許閑乘月

종금약허한승월

앞으로도 만약 달빛 타는 한가로움이 허락된다면

 

 

往杖無時夜叩門

주장무시야고문

지팡이 짚고 가서 무시로 밤에라도 문 두드리리라

 

 

 

 

 


 

 

 

 

 

이법위인 以法爲人 이란 말이 있다.

 

법은 사람을 위한 것이어야 한다는 말이다.

 

약자의 한숨과 눈물을 안지 못하는 법은

제대로 된 법이 아니다.

 

이현령 비현령 耳懸鈴鼻懸鈴

귀에 걸면 귀걸이, 코에 걸면 코걸이 같은

고무줄 법 집행에 그 옛날 사마천 司馬遷 도

 

절구자주 竊鉤者誅,

바늘 훔친 사람은 주륙 당하고

나라 훔친 사람은 제후가 된다며 탄식했다.

 

공평하게 법이 적용되지 않으면 법치주의는 무너지고

법치가 아니라 인치라고 비아냥 대게 된다.

 

법은 만인에게 평등해야 한다.

 

경봉선사 鏡峰禪師, 1892~1982 는

눈물겨운 세상살이 힘들다며 찾아와 하소연하는

신도들에게 써 주곤 하던 문구가 있는데

그 문구는 이러하다.

 

아마, 육유의 유산서촌 시를 약간 변형한 것이 아닌가 싶다.

 

山盡水窮疑無路 산진수궁의무로
柳綠花紅又一村 유록화홍우일촌

 

풀이하면 이러하다.

 

산이 가로막고 물길도 끊어져

더는 길이 없구나 낙담하고 있는데

조금 더 가보니 버드나무 우거지고

붉은 꽃이 핀 동네가 눈앞에 나타나네

 

 

살면서 누구나 ‘산궁수진’ 의 상황과 마주하게 된다.

 

가슴에 큰 돌덩어리 올려놓은 듯 답답하고

앞이 캄캄한 지경이 연속되면

그만 세상을 등질까 하는 생각도 하게 된다.

 

 

이재명 대표에게

하루빨리 산궁수진의 입지에서 벗어나는

돌파구가 생기길 기도해 본다.

그래야만 한다.

 

이재명 대표에게 하루빨리

절처본생 絶處逢生 의 날이 돌아오기를 기도해 본다.

( 절처봉생 : 끊어진 데를 이어서 다시 살아나게 된다 )

 

그를 지지하는 우리의 염원이 더 뜨거워져야 할 때다.

무심한 하늘의 도움도 필요해 보인다.

 

 

오래도록 묵은 체끼로 답답함이 사라지지 않는 날이 벌써 여러 달이다.

 

 

 


 

 

 

사족

 

포스팅의 맨 위 그림은

혜원 蕙園 신윤복 (1758 - 미상) 의  ‘산궁수진’ 이다.

 

아래의 이 그림은

현재 玄齋 심사정 (1707-1769)촉잔도’ 이다.

 

 

 

 

현재 심사정 - 촉잔도

 

 

 

그림이 같다.

 

우뚝 솟은 바위산의 기암괴석, 봉우리에서 쏟아지는 폭포,

절묘하게 걸쳐진 수묵들로 이뤄진 절경이 거의 유사하다.

 

먹의 농담이나 음영은 물론

험준한 산길을 오르내리는 사람들의 행렬 모습도 같다.

 

위 두 그림은 모두

‘안녹산의 난’ 을 피해 촉국으로 피신하는

당나라 현종의 행차를 소재로 그린 것이라 한다.

 

그러나 대부분의 미술평론가, 미술사가, 감정전문가들은

두 그림의 도상이 왜 같은지는 모르겠다며

당시에는 이처럼 똑같은 도상을 반복하는 경우가

거의 없었다고 설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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