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감나무집 허쉬입니다.
2024년 11월 7일 방영된 KBS 다큐인사이트 전문을 옮겨봅니다.
민주주의에 대한 불만과 원망, 그리고 정치에 대한 좌절감의 핵심에는 사람들이 자신의 삶을 좌우하는 힘을 더이상 통제하지 못한다는 느낌이 자리 잡고 있습니다.
자신의 목소리가 중요하게 여겨지지 않고 민주주의가 진정으로 그들을 대변하거나 귀 기울이지 않는다고 느끼고 그들의 문제를 해결해주지 못한다고 느끼고 있는 것이죠.
게다가 자신을 둘러싼 공동체의 도덕적 기반이 붕괴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가정에서부터 이웃, 지역사회, 국가에 이르기까지 말이죠. 사람들은 뿌리가 뽑힌 듯한 느낌을 받는 겁니다.
무엇이 잘못되었을까
1980년대부터 90년대, 2000년대 초반까지 소득과 부의 불평등이 심화됐어요.
그런데 주류 정당들은 중도 우파든 중도 좌파든 이 불평등 문제를 직접적으로 다루지 않았습니다.
대신 그들이 말한 것은 다음과 같은 것들이었죠.
“글로벌 경제에서
경쟁해서 승리하려면
대학에 가서 학위를 따라.
네가 얼마나 벌 수 있을지는
네가 얼마나 배우느냐에 달렸다.
노력하면 성공할 수 있다.”
제가 ‘상승의 레토릭(수사학)’ 이라고 부르는 것입니다.
하지만 이런 조언이 간과한 것은 그 안에 담긴 암묵적인 모욕이었어요.
그 모욕이란 이런 겁니다.
“새로운 경제 체제에서 고전하고 있고 학위도 없다면,
당신의 실패는 당신의 잘못일 것이다.”
우리가 종종 잊고 있는 사실이 하나 있습니다.
대다수의 미국인들은 4년제 대학 학위를 갖고 있지 않다는 것입니다.
“대다수가 갖고 있지 않은 대학 학위를
품위있는 일자리와 삶을 위한 필수 조건으로 삼는
경제 체제를 만드는 건 어리석은 일이에요. ”
이런 접근은 일종의 포퓰리즘적 반발을 불러일으키는 지름길이에요.
그게 바로 우리가 목격했고 지금도 계속되고 있는 현상이죠.
마이클 센델의 대안
저항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민주주의 쇄신을 위한 정책 과제를 제시하는 겁니다.
노동의 존엄성을 진지하게 받아들이고 노동자들의 공헌을 인정하고 가치 있게 여기는 것이죠.
대학 학위를 가진 최상위 계층만이 아니라 모든 노동자들의 경제에 대한 공헌을 말이죠.
또한 공동체, 국가 공동체에 대한 갈망을 대변하는 정치를 명확히 표현해야 합니다. 애국심도 표현해야 하고요.
사람들은 공적인 삶이 더 큰 의미와 목적이 되기를 바랍니다.
동료 시민으로서 우리가 함께 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고 싶어하죠. 이런 열망을 소홀히 하는 정당과 정치 운동이 있습니다. 연대감, 동료애, 공유된 시민의식에 대한 열망을 소홀히 하죠. (그 열망은) 반드시 진보 정치의 일부가 되어야 해요.
가장 큰 희망의 원천
오늘날 우리가 세계에서 직면한 난관들을 고려하면 해결 불가능해 보이는 전쟁들, 경제적 어려움, 심화되는 불평등, 양극화된 정치, 분노의 정치를 고려하면 낙관적이기란 쉽지 않죠. 하지만 저는 낙관주의와 희망을 구분하고 싶어요.
“제가 보기에 가장 큰 희망의 원천은 시민들의 갈망입니다.”
어디를 여행하든, 저는 특히 젊은 세대들 사이에서 갈망을 발견합니다.
더 나은 정치, 덜 양극화되고, 덜 분노에 찬, 덜 적대적인 정치를 향한 열정을 발견합니다.
“사람들이 정치적 스펙트럼을 넘어,
의견 차이에도 불구하고 서로의 말을 듣고,
차이를 넘어 함께 사고하는 방법을 찾는 정치에 대한 갈망이죠.”
기회만 주어진다면 사람들은 이렇게 할 의지가 있다고 봅니다.
“경청은 반대편의 말을 듣는 것 이상입니다.
진정한 경청은 우리가 동의하지 않는
사람들의 의견 뒤에 숨은 도덕적 신념을 듣는 겁니다.
경청이라는 시민의 덕목은 또한 어느 정도의 겸손을 요구합니다.
오늘날 우리가 정치에서 흔히 경험하는 태도와는 다른 정신이죠.”
경청과 겸손의 정신이야말로 유일한 희망의 토대가 될 수 있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오늘날 우리가 자주 직면하는 매섭고, 가혹하며, 분노에 찬, 양극화된 공적인 삶 속에서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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